싸피를 수료한지 어언 1년이 다 되어간다.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2024년도 다 끝나간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어쨌든 싸피를 수료한 만큼 싸피에 대한 개인적인 후기를 적어보고자 하며 추후 싸피를 들어올 분들에게 내가 느낀 점들에 대해서 공유해보고자 한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위주로 하고자 하니 너무 비관적일지라도 양해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1학기는 무난하게 보냈던 것 같다. 상위권은 아니지만 매월 보는 시험에서 떨어지는 적은 없는 수준으로 커리큘럼을 따라갔다. 그래도 알고리즘만큼은 욕심이 생겨서 알고리즘 수업에 들어간 이후로 매일마다 백준을 풀었고 최종적으로 수료하는 시점에서 플래티넘 5, 300일 스트릭을 달성하고 세계일주를 떠났다.
딴소리긴 하지만 알고리즘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모르는 문제를 붙잡고 있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문제푸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리면 그냥 검색해서 답을 확인했다. 백준이 코테는 아니지 않냐. 연습장을 푸는 것과 같은데 그렇게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것도 스트레스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 답을 확인하고 확실하게 알고리즘을 체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2학기를 겪으며 느낀 것은, 자바반에 지원해서 참 다행이었다는 것. 본인이 프론트 엔지니어를 지망하거나 파이썬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파이썬 반도 상관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싸피에서의 프로젝트는 전공자들이 주도하며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자바다.
2학기가 되면 사람들끼리 모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이건 싸피가 개선해야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만 백엔드 희망자가 너무 많고 프론트 희망자는 하늘에서 별따기 수준이다. 프론트 희망한다고 말하는 순간 여기저기서 모셔가려고 난리가 난다.
대부분의 전공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백엔드를 희망하며, 만약 팀이 결성되었는데 백엔드 희망 전공자와 백엔드 희망 비전공자가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면 당연히 실력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는 전공자가 백엔드 티오를 가져가게 된다.
나같은 경우는 정말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팀원 모두가 백엔드 희망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자 비전공자할 거 없이 모두가 백엔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모두가 프론트를 나누어서 작업하는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모두가 나처럼 운이 좋은 건 아니다. 비전공자가 백엔드를 할 수 있더라도 대부분 백엔드 전공자의 보조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여기서 자바반을 고른 게 다행이었다는 이유가 등장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공자는 자바를 메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본인이 파이썬 비전공반 출신인데 파이썬 기반 프레임워크를 정말 잘 다뤄서 완벽한 백엔드를 구현해낼 수 있는게 아니라면 결국 전공자의 보조로서 자바를 새로 배워야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프론트엔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건 그저 내 개인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일 뿐이며 일반화하면 안된다는 것을 주의하길 바란다.
+) 아 그리고 2학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꼭! 포트폴리오 또는 최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기는 기술적인 발전 또는 아이디어에 대해 메모해두길 바란다. 면접 때 또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차가운 시장과 뜨거운 합격
2학기는 굉장히 뿌듯하게 마무리했다. 세 개의 프로젝트 중 두 개의 프로젝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전국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싸피를 잘 마무리하는 것과 취업을 잘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여러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했는데 단 한 곳의 기업에도 합격하지 못했으며 서류 탈락 비율이 높은 것도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는 굉장히 유수한 대학을 나와서 보험회사에서 인턴까지 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의 보험회사를 제외하고 전부 서류탈락을 했을 때에는 실망감이 컸다. (의외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에서 서류합격을 한 것에 놀랐었다)
그 외에도 다른 많은 기업들로부터 불합격의 통지를 받았고 차가운 현실을 맛본 나는 친구로부터 세계일주 제안을 받았을 때 미련없이 최종면접을 포기하고 세계일주를 결심하게 되었다. 세계일주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한 번 적어보도록 하겠다.
물론 내가 자소서를 너무 못써서 탈락했을 수도 있고, CS지식이 모자라서 면접에서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다른 비전공자들의 취업 상황을 보며 한국의 개발자 시장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추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었는데 싸피를 하며 개발자를 희망하는 비전공자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더욱 노력하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한국에서 개발자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노력을 해야된다고 느꼈고, 그 노력을 할 자신이 없어서 일본 개발자 시장으로 눈을 돌렸으며 내년 4월 일본 기업 입사를 앞두고 있다.
일본 취업 관련해서도 나중에 글을 적어볼 예정이다.
짧은 글이었지만 이렇게 내 1년 간의 싸피 생활은 끝났다.
이 글에서는 너무 비관적인 글만 적었지만 싸피는 내가 문과를 택한 순간 절대 개발자는 될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한 나에게 새로운 꿈과 기회를 가져다주었으며 그 덕에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싸피를 검색해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직 만 30이 안됐을 것이고 그렇다면 무슨 꿈을 꾸더라도 그리 늦지 않은 시기이다. 정도의 차이겠지만 노력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노력하며 도전해보길 바라며 만약 그 도전이 싸피라면, 나는 매우 추천하며 비전공자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고를 수 있는 길 중에서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1년동안 수고한 내 자신을 칭찬하며 싸피에 들어가 1년 간 고생할 여러분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며 글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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